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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생물학

DNA : 유전물질

by 감씨들 돌보미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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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NA : 유전 물질

형질전환 실험을 통해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전자가 DNA로 만들어져 있다는 발견을 이끈 여정의 첫 번째 단계는 사람에게 폐렴을 일으키는 세균 Streptococcus pneumonia를 연구하던 Fred Griffith(프레드 그리피스)가 1928년에 수행한 실험이었다. 이 세균의 병독성은 세균을 인체의 방어 체계로부터 보호하는 다당류 협막(capsule)에 기인한다. 이 협막 때문에 폐렴균은 한천 배지 표면에서 매끈한(S, smooth) 집락을 형성하며 자란다. 생쥐가 S군에 감염되면 대부분 죽는다. Griffith는 협막을 형성하지 못하여 한천 배지 표면에서 거친(R, rough) 집락을 형성하는 돌연변이 균을 분리하였다. R군은 협막을 형성하지 못하여 생쥐가 R군에 감염되어도 죽지 않았다. 그는 이어서 살아 있는 R군이나 열처리에 의해 죽은 S군은 병원성이 없으나 두 혼합물을 생쥐에 주사하면 생쥐가 폐렴에 걸려 죽는 것을 관찰하였다. 더욱이 이렇게 죽은 생쥐 조직에서는 R군과 S군이 동시에 분리되었다. 따라서 살아 있는 R군이 어떤 방법에 의해 S군으로 대치되었거나 또는 S군으로 형질 전환되었다.

몇 년 뒤, 이러한 형질전환은 생쥐가 관여하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살아 있는 R군과 열처리에 의해 죽은 S군을 혼합하여 배지에 키웠더니 살아 있는 S군이 생긴 것이다. 이 놀라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은 R군이 죽은 S군을 되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죽은 S군을 원심분리하여 온전한 세포와 다당류 협막을 제거하고 남은 S군 추출물을 죽은 S군 대신에 R군과 혼합하여 배양하여도 살아 있는 S군이 생긴다는 실험 결과 때문에 배제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S군 추출물은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형질전환 요체(transforming principle)를 함유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그다음 진전은 1944년에 있었다. 드디어 Oswald Avery(오즈월드 에이버리), Colin MacLeod(콜린 매클라우드), 그리고 Maclyn McCarty(매클린 마카티)가 형질전환 요체의 화학적 본질을 규명한 것이다. 이들은 S군 추출물에서 형질전환 요체를 정제하여 살아 있는 R군의 배양액에 첨가하면 S군이 나타난다는 것을 밝혔다. 즉, R군에 S군 추출물에서 정제한 형질전환 요체를 첨가하여 한천 표면에 도말한 후 집락이 형성될 때까지 배양하였으며 생성된 집락 중 일부는(약 10,000개당 하나) S형 집락이었다. R군에 영구적인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 S군으로 형질 전환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Avery와 그의 동료들은 R군의 변이로 형성된 S 집락의 균을 새로운 한천 표면에 접종하여 집락을 다시 분리하였다. 새로 형성된 집락은 다시 모두 S형 집락이었다. 한편 R 집락의 균으로부터 새로 분리한 집락은 모두 R형이었다. 따라서 R 집락은 R군의 특성을 유지하였고, R군이 형질 전환되어 생긴 S 집락도 S군의 특성을 대를 이어가며 순종 상태로 유지하였다. 형질전환 요체를 함유하는 시료를 화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그 주성분은 deoxyribose를 함유하는 핵산이었으며, 물리적 특성을 측정한 결과, 시료는 DNA의 여러 특성을 보이는 대단히 점도가 높은 물질로 판명되었다. 한편 형질전환 요체는 DNA 이외에도 다른 분자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형질전환이 불순물이 아닌 DNA 자체에 의해 일어났다는 증거를 제시할 필요가 대두되었다. 이 증거는 다음 세 과정을 거쳐 제시되었다.

1. S군에서 정제한 다당류는 R군을 S군으로 형질 전환하지 못하였다.

2. 시료를 단백질 가수분해 효소인 trypsin이나 chymotrypsin, 또는 RNA 가수분해 효소인 ribonuclease(RNase)로 처리하더라도 형질전환 활성은 소실되지 않았다. 따라서 형질전환 요체는 단백질도 아니고 RNA도 아니다.

3. 시료를 DNA 가수분해효소인 deoxyribonuclease(DNase)로 처리하면 형질전환 요체의 활성이 없어졌다.

Avery, MacLeod, 그리고 McCarty는 그들의 실험 결과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면서 DNA가 바로 유전물질이라고 명시하는 것을 피했다. 그들이 조심했던 한 이유는 당시의 DNA 분석 기술이 정밀하지 못한 관계로 DNA에는 아데닌, 구아닌, 티민, 그리고 시토신이 같은 농도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오해 그리고 또 다른 증거에 따라 당대의 연구자들은 DNA가 반복적인 tetra nucleotide 서열로 이루어진 구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DNA는 유전물질로 작용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다양성을 보여줄 수 없다고 여겨졌다. 대신 단백질의 조성과 구조는 생물마다 다양하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유전정보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합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유전자가 단백질로 되어 있다는 가설을 지지하였던 학자들은 형질전환 실험 결과에 대해 두 가지 대안적 해석을 제시하였다. (1) 형질전환 요체는 DNA가 아니고 DNA 시료에 항상 소량 공존하는 단백질일 것이다. (2) DNA는 어떤 방법으로든 다당류를 생합성 하는 대사 경로에 직접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이 경로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켜 협막 형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첫 번째 해석은 형질전환 요체는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에 감염 안 되지 않으나 DNA 가수분해효소에는 민감하다는 원래 실험 결과에 의해 이미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순수하게 정제된 DNA 가수분해효소가 사용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첫 번째 해석의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될 수 없었다.

5년 후 Rolin Hotchkiss(롤린 호치키스)는 단백질 함량을 0.02%로 낮춘 DNA 시료를 사용하여 형질전환 실험을 반복하였다. 이 정도로 극심하게 DNA를 정제하였지만 감소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Avery, MacLeod, 그리고 McCarty의 견해를 지지하였지만 이를 완전히 증명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두 번째 해석은 DNA를 사용하여 페니실린 민감성 균주를 페니실린 저항성 균주로 형질 전환한 Hotchkiss의 실험에 의해 극명하게 배제되었다. 페니실린 저항성은 세균 협막의 특성과는 완전히 구별되므로 이 실험은 DNA의 형질전환 능력이 협막 합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흥미롭게도 대부분의 생물학자는 여전히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1950년 Erwin Char gaff(어휜 샤가프)가 DNA의 구조는 화학적으로 매우 다양하여 생물학적 특이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하자 이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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