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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들

by 감씨들 돌보미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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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박 미래 씨는 가족에게 자랑거리 이자 친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최근에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녀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중학교 떄는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끼리 분식집을 갈 때도 혼자 빠져서 중간고사를 준비했고, 고등학교 떄는 몇몇 친구들이 돈을 모아 콘서트를 보러 갈 때도 고부에 방해될까 봐 몸이 아프다며 집에 와서 부족한 공부를 보충했다. 대학생 때는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해 좋다고 쫓아다니는 선배를 차갑게 대했고, 취업에 성공한 후에는 연애나 결혼은 사치라는 생각에 거의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을 도맡아 했다.

지금껏 해외여행 한 번 가지 않았고, 모처럼 하루 휴가를 내는데도 마음이 항상 불편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회사 역사에 길이 남을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그때부터 그녀는 생전 느껴본 적 없는 허무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까지 뭘 바라고, 뭘 위해서 살아온 거지?'





과거에 얽매여 사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 받았던 상처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받는 사람이다. 그들에게는 과거란 지나간 시간일 뿐 중요한 것은 지금 주어진 시간, 즉 현재라는 사실을 일꺠워주는 게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미래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집 아니나 학벌이나 경제력 등 모든 면에서 남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 상담을 위해 정신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 학생회장을 지냈고, 외국 유학을 다녀왔으며, 최고의 직장에서 승진을 거듭하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부족한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예전처럼 에너지가 충만하지 않고 매사 지치기만 할 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삶의 모든 초점이 너무 미래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편안함은 사치라고 여긴다. 연재의 고단함을 참고 견뎌야만 장밋빛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에게는 공통적인 주문 같은 게 있다. "다 이렇게 힘들어. 너만 힘든 게 아니야."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지)!"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 네가 참아야 해. 너에게는 가족이 있잖아."

이런 주무를 외면서 끝없이 스스로 채찍질하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뭔가를 하려고 할 떄마다 이런 주문이 떠올라 거침없이 억누른다. 모처럼 유쾌한 시간을 보내거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려 하면, 나태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을 다그친다. 심지어는 회사에서 일주일 동안 휴가를 쓰라고 했는데도 일주일이나 회사에 가지 않으면 열심히 살지 않는 것 같고, 태만해지는 것 같아 몇 번에 걸쳐 휴가를 나눠서 간다. 설령 휴가를 내더라도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거나 쉼을 누리는 게 아니라 다음 시즌을 위해 관련 업무를 처리하면서 보낸다. 퇴근 이후에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다 학원에 다니거나 자신을 더 계발하기 위해 애를 쓴다.

이런 사람의 5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 5년 후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쉬지 않고 달려왔다. 그의 모든 일상은 5년 후에 달성하게 될 행복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계획한 목표를 다 이루었는데도 그는 행복하지 않다. 그의 행복 시계는 여전히 다가올 5년 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5년 후 모습은 어떨까? 5년 동안 한 방향만 바라보고 줄달음질함으로써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충분히 목표를 달성했지만, 그는 전처럼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는 현재의 행복보다 미래의 행복이 더 중요하고 시종일관 그것만 보이는 까닭이다. 이들에게는 행복을 누릴 현재가 없다 끝없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지금 그리고 여기'에 사는 게 아니라 미래의 '거기'에 사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다. 

"야, 네가 뭐가 아쉽고 부족한 게 있다고 그런 고민을 하냐?" 이런 대답을 들을 게 뻔해서다. 가족에게도 쉽사리 속내를 드러내지 못한다. 한 번도 힘들다 내색하며 살아보지 못했으니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현재의 행복을 맛보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쨰로 자신을 사로잡고 있는 주문을 찾아내도록 한다. 나를 망치는 주문이다. 그 주문을 찾아서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이런 주문을 외면서 자신을 쉬지 않고 몰아세우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내 배우자나 자녀나 부모님이라면 당신은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느냐고 붇는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에게는 모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한 법이다. 대개는 안쓰러워하면서 따뜻하고 정감 어린 위로의 말을 건넨다. 관점을 바꾸니 자기 모습이 객관적으로 보이고, 얼마나 힘겨운 상황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 나는 그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바로 그 같은 위로의 말을 자신에게 들려주십시오." 

두 번쨰로 자기 행복을 위해 구체적 행동을 하게 한다는 현재의 행복을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학원에 등록한다거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거나 그런 미래 지향적인, 흔히 이야기하는 생산적이고 뭔가 남기기 위한 행동이 아닌,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선물을 건네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처음에는 자기한테 선물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내가 타인에게 선물을 할 때 어떤 고민을 하는지 떠올려보는 게 도움이 된다. '이 사람은 어떤 선물을 받으면 좋아할까?','이 사람이 어떤 선물을 받아야 행복할까?' 이런 식으로 내가 어떤 선물을 받아야 좋을지 고민해보고, 스스로 선물을 주는 것이다. 자기만을 위해 돈을 써 보는 것도 좋다.

아직 습관이 되지 않아 학원에 등록하거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더라도 계속해서 자기 즐거움과 편리함을 위해 뭔가를 사보도록 권한다. 평소 같으면 이런 걸 뭐 하러 사나 했던 물건도 오직 자기만을 위해 샀다고 생각하면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된다. 그러다 보면 차츰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하고 느끼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조금씩 자신에 대한 주문이 바뀐다.

"나부터 살자." 박 미래 이사는 치료를 이어가던 중 휴가를 내고 회사 문을 나섰다. 그때 그녀는 문득 이것이 처음으로 자기만을 생각한 행동이라는 깨달았다고 한다. 사실 그녀는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 순간부터 현재의 나를 위한 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 덕분에 병원에도 가고, 휴가도 낼 수 있었다.

결국 '지금 그리고 여기'서 살기 위해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의 감정이 여기 있는 나를 위해 살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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