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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나는 자기도취적 성격인가?

by 감씨들 돌보미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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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키소스와 나르시시즘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상대방을 염두에 둔다. 그리하여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랑에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 아닌 '자기에 대한 사랑' 도 있다. 자기를 진실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자기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것처럼 행복에 필수적인 조건은 없다.

 문제는 비현실적으로 자기를 과대평가하거나 타인에게도 무한정 받아주기를 원해서 결국 자신과 남을 피곤하게 할 때 발생한다. 즉,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정도가 심하여 자기도취적인 성격으로 발전하면 곤란하다.

자기도취의 정도가 너무 심해서 적응상의 문제를 보이는 사람들은 정신의학에서는 자기도취적 성격장애라고 부른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생각해도 "난 왜 이리 잘났을까?"하고 너무 잘났다는 생각에 도취해 남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아니면 그렇게 해주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공주병' 또는 '왕자병 일컫는다.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는 이와 유사한 증후들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백설 공주병 : 최소한 일곱 명 이상의 추종자를 거느릴 정도로 애인이 많아야 만족하는 여자

2. 평강공주 병 : 자기보다 못한 남자를 찾아서 킹카로 만들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여자

3. 개천 공주병 : 못생긴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자기 혼자만 미모를 갖춰 주위 시선을 끄는 여자

4. 신데렐라 병 : 언젠가는 잘생긴 돈 많은 남자가 나타나 자기에게 반해서 프러포즈할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자

5. 공주파 :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이 모두가 상당한 공주병에 걸려있는 집단

6. 시녀 병 : 왕비에게 절하고 있는데 자기한테 절하는 줄로 착각하는 시녀 같은 여자

7. 백마 병 : 왕자에게 절하고 있는데 자기한테 절하는 줄로 착각하는 백마 같은 남자

8. 도끼 병 : 사람들이 쳐다만 봐도 자기를 찍고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힌 사람

9. 나무꾼 병 : 일단 찍으면 어떤 여자라도 넘어간다고 착각하는 남자



잘난 척을 해도 어느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이면 좋은데,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자기도취적인 성격장애로 발전하면 곤란하다. 자기도취적 성격장애란 마른 그리스 신화에서 숲속의 샘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다는 나르키소스라는 미소년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그신화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나르키소스가 태어나자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안고 예언자인 테이레시아스를 찾아갔다. "자기의 얼굴을 보지만 않는다면 그 아이는 장수를 누릴 것이오."라고 테이레시아스는 말해 주었다. 나르키소스는 유난히 미남이었기 때문에 어떤 여자든 그를 보기만 하면 사랑에 빠졌다.

수많은 요정으로부터 찬사와 흠모를 받았지만 나르키소스는 그들을 모두 마다했다.

 애브라라는 요정도 그중의 한 명이었다. 그녀는 그의 마음을 끌려고 온갖 노력을 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자 복수와 인과응보의 신인 네메시스에게 그도 어느 떈가 사랑이 무엇인지, 또 애정의 보답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십사 기도를 올렸다. 복수의 여신은 그 기도를 듣고 나르기소스로 하여금 자신의 용모에 대해 맹렬한 애착을 갖도록 했다.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사냥으로 더위와 갈증에 지쳐 있는 상태에서 숲속에 있는 샘을 발견했다.

황급히 몸을 굽혀 물을 마시려고 했을 때, 그는 물속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는 그것이 이 샘에서 살고 있는 아름다운 물의 요정인 줄 알았다. 빛나는 두눈, 디오니소스나 아폴론의 머리카락같이 곱슬곱슬한 머리 타래, 동그스름한 볼, 상아 같은 목, 아름답게 갈라진 입술,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빚어내는 건강하게 단련된 미소년의 빛나는 모습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그는 그 모습이 못 견디게 좋아져서 격렬한 사랑에 빠졌다. 그는 그 얼굴에 키스하려고 입술을 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하려고 팔을 물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의 얼굴에 물에 젖는 것과 동시에 물결이 일어나 그 요정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잠시 후 그 요정은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먹는 것도 잠자는 것도 잊고 언제까지나 샘가를 서성거리며 자신의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물의 요정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의 그림자에게 말을 걸었다. "모든 여자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팔을 내밀면 그대도 내밀고 내가 미소 지으면 그대도 미소 짓지 않는가. 그대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가지 않은데 아름다운 그대여, 왜 나를 피하는가?" 그의 눈물이 물속에 떨어져 그림자가 부서졌다. "제발 부탁이니 기다려다오.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면 그저 바라만 보게라도 해주오." 마침내 슬픔과 절망에 못 이겨 그는 연못에 빠져 자살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속은 자줏빛이고 잎이 하얀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났다. 그것이 수선화였다. -이민규(1999),PP.58~59

자기에 대한 사랑, 즉 자기애를 가리키는 말로 나르시시즘이 있다. 이 말은 엘리스가 1898년에 자위를 통해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 젊은이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최초로 사용된 것이다. 

 그 뒤에 프로이드가 인간의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소개할 때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가 자기에게로 향하는 자기애 단계를 설명하면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자기의 중요성이나 타인으로부터의 찬사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자기도취적 성격장애를 일컬을 때 사용되고 있다.

 자기도취적인 성격장애자 들은 전정한 자긍심이 결여되어 있어 타인의 비판이나 실패를 견디지 못해 굴욕감과 공허함을 쉽게 경험한다. 기대와 현실 간의 불일치로 인한 지속적인 좌절이 무력감으로 연결되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는데, 이렇게 자기도취와 관련된 우울증을 자기애적 우울증이라고 한다. 그럴 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자아상을 현실에서 인정받지 못할 때는 흥분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자기도취를 유지하게 시키기도 하며, 자신의 재능이나 외모를 주변 사람들이 시기하고 질투한다고 생각해서 편집증적 망상을 형성하기도 한다. 지나치게 자기도취적인 사람들은 이상적이며 낭만적인 사랑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성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자존심을 높여주기를 바라며 상대방이 헌신하거나 희생을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자신이 해야 할 의무는 등한시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소홀히 하는 것은 참지 못한다.

 어떤 사람도 자기도취적인 사람을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왕자는 공주를 싫어하고 공주병에 걸린 여자는 자기밖에 모르는 왕자병 남자를 더 싫어한다. 그래서 공주는 외롭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을 스스로 연민하고 업신여기기보다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렇지만 비현실적인 자기도취가 심하면 어떤 사람으로부터라도 사랑받기 힘들고, 그리고 그 결과 자신도 결국엔 사랑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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