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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불안감 꼭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김 대리는 입사 3년 차 직장인이다. 입사 동기 중 가장 먼저 대리로 진급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누구에게 뒤처지는 걸 싫어해 뭐든 열심히 하다 보니 항상 남들보다 조금씩 앞서 나갔다. 대리로 진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졌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10개월 동안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IT 기업이다 보니 집에서 일해도 업무 처리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필요한 회의는 인터넷 화상회의로 하고, 자잘한 의사소통은 SNS를 이용하면 되니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 콩나물시루 같은 전철에서 시달리지 않아 좋았고, 원치 않는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가 억지로 술잔을 기울이지 않아도 되니 좋았다. 재택근무 초반, .. 2022. 8. 23.
목적 없는 질주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도 왠지 공허해요 정주행 대리는 오전에 처리할 업무를 일찍 끝내 놓은 뒤 점심때 월 먹을지를 궁리했다. 좀 더 치밀하게 분석하면서 문구도 잘 다듬고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었으나 그러기가 귀찮았다. '구내식당에 가서 주는 대로 먹을까 아니면 회사 밖으로 나가서 맛있는 걸 골라 먹을까?' 정오가 되자마자 회사 문을 나선 그는 10분이나 외떨어진 식당에 가서 혼자 삼계탕을 먹은 다음 카페라테까지 한 잔 마신 후 1시 20분 전에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오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걱정이었다. 거래처도 돌아봐야 하고 미팅도 있었지만, 거래처는 다음에 돌아보기로 하고 미팅만 대충 끝냈다. 거의 말 한마디 안 하고 메모만 하는 회의는 따분하기 이를 데 없었다. 퇴근 시간만 기다리던.. 2022. 8. 22.
적응장애 인사철만 되면 불안하고 초조해서 잠을 못 자요 "노 이동 씨, 보고서에 게재된 소비 성향 분석이 좀 이상해요. 수정하는 게 좋겠어요." "아 잘못된 부분이 있나요? 죄송합니다. 다시 작성하겠습니다." 직속 상사인 과장에게 불려가 면박을 당한 뒤 퇴짜 맞은 보고서를 받아들고 제자리로 돌아온 노 이동 씨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보고서에는 과장이 빨간 펜으로 수정 지시한 내용이 가득했다. '요즘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엊그제도 선임 대리로부터 정신을 어디에다 두고 일하는 거냐고 야단을 맞았는데, 오늘 또 과장에게서 지적받았으니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옆자리에 있는 후배가 힐끗힐끗 노 이동 씨를 쳐다봤다. 그런 눈길도 부담스러웠다. 올해에 입사한 후배를 잘 가르쳐야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오히려 자기가 후.. 2022. 8. 19.
미래에 집착하는 사람들 지금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박 미래 씨는 가족에게 자랑거리 이자 친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한 것만 해도 대단한데, 최근에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기 때문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그녀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중학교 떄는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끼리 분식집을 갈 때도 혼자 빠져서 중간고사를 준비했고, 고등학교 떄는 몇몇 친구들이 돈을 모아 콘서트를 보러 갈 때도 고부에 방해될까 봐 몸이 아프다며 집에 와서 부족한 공부를 보충했다. 대학생 때는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해 좋다고 쫓아다니는 선배를 차갑게 대했고, 취업에 성공한 후에는 연애나 결혼은 사치라는 생각에 거의 매일같이 야근과 특근을 도맡아 했다. 지금껏 해외여행 한 번 가지 .. 2022.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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